수영일기 07 26 경주 교원드림센터 수영장에서 만난 할머니

2021. 7. 26. 10:52운동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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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일기 07  26

 

오늘 다행히 수영쌤이 수영을

빡빡하게 안시켰다. 

좀 착해졌나.

휴..  주말에 놀 때는 좋았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니

기분과는 상관없이 몸이 천근만근이다.  

 

지난 금요일에 이런 의문이 들었다.

한팔 접영은 앞으로 나가는데

왜 양팔접영은 그 반밖에 안 나갈까. 

분명 원인이 있다.   

 

멍때리는 자세에서

스쳐간 깨달음(뭔 깨달음ㅋㅋ)

 


머리다. 백만번 (잔)소리 들은 머리. 머리를 들면 저항이 생긴다는 것.  한팔 접영 시 고개를 숙이려고 노력하다보니 좀 더 앞으로 나간것 같고 양팔은 숨 쉬려고 고개를 (쳐)들다보니 저항이 생긴 것.

 

경주에서 살아야겠다.

 

이 깨달음과 함께 토요일 새벽에 경주를 내려갔다.  경주에 토박이인 친구가 있다.  이번 여행엔 친구가 준비한 차박 & 새벽 수영이 예정되어 있었다.  차박지 근처에 한수원(한국수력원자력)에서 운영하는 경주 푸르뫼 스포츠 센터가 있다.  어떤 곳인지 매우 궁금했는데 막상 새벽에 가보니 휴관이다.....  

 

스마트프랜드가 폭풍 검색을 해보니 교원드림센터에 수영장이 있다.  7시에 오픈!! 띠리링~~ 띠리링~~ 전화를 해보니 운영을 한단다.  사실 둘다 타이트한 여행을 원하지 않았고 계획하지도 않았기에 달리 할 일도 없었다.  우리의 주요일정은 차박과 수영.  일단 이 필수코스만 실행하고 나머지는 여유롭게 이끄는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이런 스타일이 비슷해서 다행이다.  하지만 친구가 매우 꼼꼼하고 완벽 스타일이라 내가 득을 많이 본다.

 

황리단길 한옥카페 SKUNK WORKS

 

경주 교원드림센터 수영장에서 만난 할머니

 

수영장 가기 전에 샤워장에서 수영복을 입는데 어르신 한 분이 뒤에서 비누칠을 하고 입으면 잘 입어져요. 하신다. 서울 수영장에서도 어르신들이 좋은 말 바른 말 자주 해주셔서 크게 귀담아 듣지 않고 습관대로 눼눼 했다. 하고 나니 좀 죄송스럽다. 

 

드림센터 수영장 입구

입수를 하고 늘 그렇듯 나는 낮은 풀에서 딩가딩가 하고 있는데 아까 그  어르신이 몸을 푸시다가 내 레인으로 오셨다. 몸을 푸신다.  둘러보니 1 레인이 비었네. 나는 얼릉 1 레인으로 옮겼다.  그런데 그 어르신이 또 내 옆으로 오셨다. 나는  아까의 죄송스러운 마음을 만회하고자 어르신의 얼굴을 보면서 웃었다. 

 

 

어른신이 물어보신다.

 

수영한지 얼마나 됐어요? 

8개월 됐어요.

잘 하네.

 

오래하셨어요?

나는 20년 넘었어요.

(헐) 엄청 오래 하셨네요. 와!!!

그런데 지금은 못해요.

나이가 70인데 병원에서 하지 말래. 

어머.... 그러세요....

 

저는 아직 수영하면 숨이 차서 힘들어요.

심장이 않좋으면 수영하기 힘들어.

심장 검사도 했는데 엄청 좋다는데요( ㅎㅎ )

나는 심장에 스턴트 박았어.

그래서 자유형은 못하고 배영만 살랑살랑 해요.

 

다시 나는 수영을 하고 그러다 사람이 많아졌다. 


그런데

왜 서울에 와서도 그 어르신이 떠오를까.

내 얘기가 궁금했던것이 아니고

자신의 얘기를 하고 싶으셨나보다.

 

나이가 들어가면 라떼는 말이야.....

이러면서 꼰대가 되어간다고 한다.

사실 나도 어르신이 되어가지만

이런 라떼얘기는 질색팔색.

일찌감치 귀를 닫아 버린다. 

딴생각하기 달인

 

그런데 모르겠다.

그 어르신 얼굴이 자꾸 떠오르고

이상스레 좀 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