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

2020. 12. 25. 18:30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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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킷리스트 

2007년. 미국.  잭 니콜슨  &  모건 프리먼

 

의미 있는 영화이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그 의미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 속 광경에 더 홀릭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광활한 자연을 피부로도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아주 커다란 스크린의 필요를 생각했다.

 

곧 새로운 2021을 맞이하게 될 이 시점에서 큰 포부나 그럴듯한 생각은 없다.

 

이 음악 좋다 ♬

 

 

올해 6월인가 한 모임에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연령대도 직업도 다 달라서 그 대답이 궁금했는데 의외였던 것은 모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대답이었다.  앞으로 뭐를 해야 할지 너무 열심히 고민했던 과거보다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으며 조금은 깎여지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지금이 더 좋다고 했다.  

 

 "나도 그래!"

내려놓음이라.....

하나 해결하면 다 끝날줄 알고 머리 싸매고 고민했는데 그거 해결하고 나면 또 다른 과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거겠지?

 

높은 건물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만해도 심장이 멎는 듯 고소공포를 느끼는데도 스카이다이빙 한 번 해보고  싶다.  오래전에 강촌 자갈밭에 드러누워 하늘을 봤을 때 느낌이 아직도 있다.  서서 하늘을 대각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하늘의 전부일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누워서 바라보는 하늘은 뭐라 표현하지.. 어렵네... 평화롭다 해야 하나... 아무튼 드러누워 하늘을 보면 안다.

 

열정과 혈기로 똘똘 뭉친  어린 동생들이 열변을 토하면  "너 아직 열정이 넘치는구나" 생각한다. "너무 열심히 하지마" 라고 말을 할 수는 없다. 어차피 들리지도 않을 테고. 어차피 지나가야 아는 것들일 테니.  그러는 나도 뭔가를 계속 하고 있기도 하다.

 

이 장면에서 나의 포인트는 창밖 view다.  영화에서는 유난히 일몰 장면이 많은데 아마도 영화의 주제 때문인가보다.

 

글을 쓰면서 정리가 좀 되는데 

내려놓음의 목적어는 아마도  고집?  앞 만 봤던 시선이 아닐까.

 

 

답이 하나라고 생각한 것이 답이 여러 개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순간이 있었다. 

 

영화가 던지고 싶은 마지막 질문은

"그래서 당신은 삶의 기쁨을 찾았나?"

 

열심히 일해서 부자가 된 에드워드는 바로 "YES!!"   에드워드 열심히 살았으니까 훌륭하다. 

 

"남에게도 기쁨을 주었나?" 

2020 일몰의 시점에서 나에게도 물어본다. 

 

누군가의 얼굴 쳐다보며 대화했나?   괜스레 안부 전화라도 했었나?  커피라도 한 잔 사줬나?

마음을 좀 편안하게 해 줬나?  솔직하게 나를 드러냈나? 

 

저 질문들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솔직하게 나를 드러냈나?" 인 것 같다. 

시간과 물질이 드는 문제가 아닌데 그런 것 같다.

몇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본 건데 마지막 저 질문에 대한 답.

저 문제에 대해 2021에는 좀 더 건강한 나로 발전하자. 

 

2020 일몰의 시점에서 버킷리스트를 작성할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늘 결심은 많으니까 그냥 하나라도 하자 꼬우~~~

 

용기 내어 찾아간 딸의 딸. 손녀와의 만남. "최고의 미녀와 키스"

 

가장 따뜻했던 장면이다.  카터의 아내가 식탁에서 기도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이 다시 다 모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남편을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가 조금 쓸쓸하다.

그래도 일몰의 광경은 참 멋지더라.

 

그냥 즐기자 주어진 시간과 물질과 건강을 감사하며.

 

훈훈한 마무리로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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