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수영 초보수영 자유형

2020. 11. 10. 02:08운동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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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자유형 성공!!! 

출처 www.goole.com

맨손 자유형 성공했습니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 했습니다. 특히나 아직 미숙하신 덩치 큰 남자분들이 옆에서 수영을 하시면 그 물살에 휘청거리다가 멈추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킥판을 놓고 겁내지 않고, 가라앉지 않고 순전히 강사님이 가르쳐 주시는대로 잘 따라 한것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십이월, 십여년만에 수영하기를 다시 도전했고 일월 중반즘 배형 팔돌리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수영하시는 분들이 배형 할 때 물을 많이 먹어서 싫다는데 저는 숨을 쉴 수 있으니 세상 좋더라고요.  킥판을 배에 올리고 발차기를 하다보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는 없지만 세상에나! 누워서 물 위를 둥둥 떠다니다니 신선놀음하듯 편안했습니다.

 

 

이렇게 배형을 배우고는 있었지만 자유형도 익숙하지 않을 때였습니다. 1월 마지막 날 같은 레인 분들께 먼저 가시라고 손짓을 하는데 한 남자분이 "안죽는다 안될 때는 그대로 가라앉았다가 일어나면 된다. 괜찮다"하시며 저보고 먼저 가라고 기다려주셨습니다. 그 말씀이 힘이 되었는지 당시 겨우 저보다 한단계 위인 그 분(지금은 아예 다른 레벨)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먼저 출발했습니다. 되더라고요. 이거구나 이렇게 힘차게 발을 차면서 이렇게 이렇게 하니까 막 잘되더라고요. 정말 하는 기분, 되는 기분. 자유형 성공이었습니다.

 

얼씨구 절씨구

 

그렇게 수영의 재미를 알아가려는데 아쉽게도 2월에 코로나가 시작되어 2월분을 결국은 환불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하게 9개월 후에 다시 수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다시 가니 또다시 물이 무섭고 게다가 작년에는 모든 수영기법을  배울 때까지는 일정 기간 얕은 유아 수영장에서 강습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회원이 많이 없어서인지 처음부터 깊은 물에서 강습을 받아야 했습니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듯 사흘 간 뜨기, 호흡하기, 자유,형 팔돌리기를 죽죽 하니까 같은 레인에 계신 분들이 왜이리 빠르냐고 말문을 트셨습니다. 그래서 이만저만하다고 얘기를 나눴네요. 서로 잘 모르지만 유대감도 생기더라고요. 

 

사흘째 되는 날에는 새벽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계속 회원들 먼저 가시라고 하고 강사님이 제가 놓지 못하는 땅콩을 놓아보자고 하는데 계속 허우적대다가  왔었습니다. 전날 저녁을 늦게 많이 먹어서인것 같아 이번에는 이른 저녁을 적당히 먹었고 나흘째 새벽. '오늘 왠지 자유형 할 수 있겠다'하고 갔는데 느낌대로 아무것도 잡지 않고 자유형이 되었습니다.  땅콩 말고 더 가벼운 납작한 것이 있는데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납작이로 하겠습니다. 납작이를 꽉 잡고 자유형을 하는데 강사님이 "이거 잡는 거 의미 없어요, 너무 가벼워서." "한바퀴만 더 돌고 놓을께요" 그렇게 그렇게 나흘째 되는 날 저는 다시 자유의 손으로 자유형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이 들어서 수영을 배우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나는 물공포증이 있다' 하시는 분들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제가 체험했습니다.


저의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번 도전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1.오래 전부터 세번 정도 수영을 도전했었습니다. 다 실패. 그래서 "나는 물공포증이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다. 겁이 많은 사람이지"라고 나를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수영을 하면서 느낀 것은 공포증은 내가 어떤 환경,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따라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다니는 수영장은 실력에 따라 8 레벨 정도 나누어 강습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자유형 배형 접형 이게 끝인가요? 잘 모르겠는데 이런 단계를 할 수 있을때까지 유아풀에서 강습을 받습니다. 유아풀이라도 옆라인 분들 엄청 잘 해 보입니다. 1단계 라인에는 초초초보들만 있어 부담이 없습니다. 거기서는 조금만 잘 해도 서로 잘 한다고 해주고 그러다 옆라인 하나 넘어가면 뿌듯합니다. 유아풀에서도 아직 넘어가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았지만 작은 성취에 그 날은 뭔가 하나를 해낸 기분입니다.

 

2. 더욱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강사.

저의 강사님은 여자분이십니다. 절대 푸쉬하지 않고 제가 땅콩을 계속 못놓겠어서 죄송해요 했더니 잘했어요. 괜찮아요. 해주시니, 인생 한 수 배웠습니다. 헉헉대면 일부러 강사님이 딴짓하시다가 제가 출발할 준비가 된것 같으면 어떻게 아시고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대체로 이 곳 강사님들 분위기가 이렇다고 하는데 이런 점이 제가 수영을 안빠지고 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3. 일부러 장치를 만들면 좋습니다. 결석 없이 운동을 갈 수 있는 장치입니다. 

저같은 경우라면 새벽에 일어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죠. 사람을 '부지런한'과 '게으른'으로 분류한다면 저는 '게으른'입니다. 기본 새벽 2시는 넘어야 자고 아침에는 일어나야만 하는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습관인지라 새벽 수영은 저의 모든 생활리듬을 갈아 엎어야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부지런한'을 택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늘 있었던지라 친구 S에게 "나를 데리러 오면 난 수영을 갈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S는 이미 새벽 수영을 하고 있었고 혼자 가는것 보다는 같이 가면 재밌으니까 새벽마다 저를 데리러 옵니다. 저는 친구가 오니까 어쩔 수 없이도 일어나고 새벽부터 친구를 만나니까 그게 좋아서도 일어나게 됩니다.

 

기상시간

 

4. 또다른 중요한 점. '꾸준히' 입니다.

1월 제가 수영 두번째 달이 될 때 처음 수영을 시작하신 남자분이 있었습니다. 전 남자들은 수영을 다 할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다.' 많이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진심으로 '곧 그만두시겠구나' 덩치가 좀 있는 남자분이 얕은 유아풀에서 첨벙첨벙 계속 가라앉고 하루 안나오시면 '역시 그만 두셨구나' 했지만 계속 나오시더라고요. 이번에 9개월만에 갔더니 다들 코로나 중에도 안쉬고 계속 수영을 하셨더라고요. 도리어 저보고 왜 그동안 안나왔냐고 하셔서 전 좀 놀랐어요. '대단들 하시다.'  특히나 그 남자분. 완전 잘 하세요. 그래서 다른 분께 여쭤봤더니 한 번도 안쉬고 나오셨답니다. 역시 성실함. 꾸준함. 어디 대회 나갈 것도 아니니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승부가 나는것 같습니다.

 

 

 5. 수영을 하는 중에 이렇게 하면 더 잘 되나 저렇게 하면 더 잘 되나 생각이 많으면 정말 힘이 듭니다.

생각을 하는데에 열량을 소비하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근래 수영을 하며 드는 생각은 '다 왔나, 얼마나 더 가면 되나' 등인데 무슨 생각을 그리 많이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생각하느라 힘이 들어가는지 호흡이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평범한 별 중 하나

 

6. 나흘째 되는 날.

뜨도록 도와주는 도구도 세단계가 있더라고요. 킥판→땅콩→가벼운 스폰지 납작이.

이 날은 왠지 자유형이 될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도구를 버리지를 못하고 납작이를 부여 잡고 수영을 했습니다. 강사님이 의미 없다고 하시고 놓으라고 하셔서 납작이를 버리고 수영을 하니 정말 잡으나 안잡으나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초보가 보기에는 모든 사람이 매일매일 똑같은것 같은데 강사님은 다 보이시나봐요. 느낌이 오시겠죠. 왜 저는 부여잡은 손을 놓지 못했는지. 저번에는 강사님이 자기 손을 잡고 해보라고 했는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강사님이 "이거보다 내 손이 더 안전해" 하시더라고요. 맞는 말씀입니다!

 

수영도 늘고 삶의 질도 높아지길 기대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